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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책리뷰

영화 정이, 인간과 로봇의 경계

by 음악시간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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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이 포스터 / 출처: NAVER

사실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몰랐다. 영화배우 강수연의 유작이었습니다. 50대의 나이로 아직 영화계에서 한참 꽃을 피울 나이였으나, 촬영을 마친 후 4개월 후인 2022년 5월 뇌출혈로 갑작스레 우리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유작이었던 '정이'도 보지 못한 채.. 22세기 미래를 배경으로 최고의 전투 인공로봇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딸과 어머니, 인간과 로봇]

 

 2194년,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온 인류는 우주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 오랜 연구 끝에 인류가 우주 공간에서도 살 수 있는 '쉘터'라고 하는 공간을 만들게 되었고, 이는 90여 개가 된다. 이 중 일부 쉘터가 스스로를 아드리안 자치국이라 선언하며 지구와 그 외 쉘터들을 공격하며 전쟁은 시작된다. 이러한 전쟁이 수십 년간을 진행해 오던 중, 그 전쟁 속에서 영웅이라 불리는 '정이'가 있었다.
 정이는 아픈 어린 딸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생계형 전투 요원이 되었던 것이었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모든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존경 받는 사회였다. 하지만 딸이 수술을 하던 당일 마지막 전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 전투가 첫 실패로 이어지면서 작전은 실패하게 되었고, 식물인간이 되어버린다. 이에 군수 AI 개발 업체인 크로노이드는 정이의 유가족에게 동의를 구해 C타입의 복제를 진행하게 된다. 이 영화 속에서 3가지 타입의 복제 유형이 있는데, 그중 C 타입은 상업의 목적으로 동일한 클론을 다량 생산 가능하며 인격체로서의 가치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 
  그 후 35년이 지나 그녀의 딸 유서현이 그 프로젝트의 연구팀장이 되어 전투 AI 개발에 몰두하게 된다. 끝없는 복제와 계속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지만, 연구에 진전이 없었고 전쟁이 종결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 크로노이드는 전투형 AI 개발을 중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다. 크로노이드는 정이 프로젝트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무기가 아닌 성적 아이템이나 가사 로봇등으로 방향을 바꾸어 개발하려고 한다. 전쟁 영웅으로서 전쟁을 종결하겠다는 목적으로 C타입으로의 계약을 수락하였던 것과 달리 인간의 탐욕에 의해 노예나 다름없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철저히 밟히는 모습을 본인 눈으로 봐야 하는 딸 유서현 팀장은 이성의 끈을 놓게 됩니다. 유서현 팀장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암 말기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정이'의 의식을 가지고 있는 마지막 테스트 로봇에게 정보를 미리 주어 크로노이드로부터 도망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연구소 소장 상훈은 모녀 앞을 가로막게 됩니다. 소장 상훈은 인간이 아닌 크로노이드 회장의 뇌를 복제하여 만든 AI였습니다. 상훈은 기업의 사유물인 정이 AI가 탈출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였고, 두 모녀를 끝까지 쫓아가 저지하려 하였으나, 전투형으로 만들어진 정이의 뛰어난 전투 능력으로 상훈과 경찰 로봇 로봇들의 추격으로부터 도망치는 데 성공합니다. 정이 AI에게 윤서현 박사가 딸이라는 사실이 상훈에 의해 밝혀졌으나, 도망가라고 간절한 딸의 부탁에 결국, 정이는 도망가고, 이에 성공합니다. 숲 속을 끓임없이 달려 정이는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인간의 정의란 무엇일까]

 

 영화 정이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AI가 로봇화되어 인간과 함께 사는 세상, 멀지만 멀지 않은 시대라고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AI와 인간의 윤리 가운데에서 그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여러 단체가 있습니다. 그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없어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정이'가 그 모호함을 말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프로그램으로 모성애를 최대한으로 줄였음에도 딸을 지키려 노력하는 AI 정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AI 로봇을 구출하기 위해 본인의 목숨을 걸는 딸 윤서현 박사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정이가 마지막 전투에서 계속 실패하는 이유가 딸 윤서현이 전투 나가기 직전 선물로 받았던 인형을 잃어버렸다는 것과 동시에 딸을 위한 마음이 전투력의 비약적인 상승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모성애가 자기 자신을 가장 약하게도 만들고 가장 강하게도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관에서 보기에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영화였을지 모르겠지만, 넷플릭스에서 시청하기에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한국 SF영화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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