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모가디슈 ’ 는 소말리아 내전 당시, 한국과 북한의 대사관 직원들이 함께 목숨을 걸고 모가디슈를 탈출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액션 영화의 장인으로 불리는 류승완이 감독과 각본을 맡았습니다. 원래는 2020 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 로 인하여 개봉이 1 년 늦어지면서 2021 년 여름에 개봉하게 됩니다. 당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예매율 1 위, 박스오피스 1 위를 차지하며 침체됐던 영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갈라선 국가, 합쳐진 목표]
1990 년 한국은 88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가장 큰 목표는 유엔 가입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엔 가입국의 투표로 지지를 얻어야만 했고 다수의 투표권을 가진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로비 활동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 주재하는 한국 대사 한신성도 분주히 준비한 사람이었습니다. 낯선 이국 땅에서 고생의 연속이지만 절대 기죽지 않고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한국을 투표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부를 떠는 것도 일상입니다. 그 무렵, 소말리아 대통령에게 받칠 뇌물과 함께 소말리아주재한국대사관 참사관이 소말리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한신성 대사와 함께 대통령을 만나러 가던 중 무장 단체에 의해 차가 습격 당하고 선물도 뺏기고 맙니다. 결국 약속 시간에 늦어지는 바람에 대통령 면담은 취소되는데 그곳에서 대통령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북한의 임영수 대사를 마주칩니다. 북한도 유엔 가입을 목표로 사전 공작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신성 대사는 가방을 뺏어간 무리가 북한이 꾸민 방해 공작이 아닌지 의심합니다. 그러던 중 총성이 울리고 사이렌이 들립니다. 소말리아 현 정권에 불만을 가진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킵니다 . 반군은 현 정권에 협력하는 외국도 적으로 간주해버리겠다고 선전포고를 합니다. 실제로 차례차례 대사관들이 공격을 당하고 한국과 북한 대사관 역시 이 내전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미 바깥은 은행도 여행사도 폐쇄된 상태고 통신이 불가능하여 본국가 연락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이는 북한 대사 측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북한 대사관은 점령되고 결국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한신성 대사는 고민 끝에 이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합니다. 서로 신용하지 않으며 갈등도 빚지만 급박한 상황 속에서 남북한은 힘을 합쳐 탈출을 모색합니다.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만이 가지는 장르]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만이 그려낼 수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실제로 남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흥미를 가져오며 전 세계로부터 관심을 모습니다. 소말리아 정부를 상대로 서로를 견제했던 사이였던 남북한이 생사가 오고 가는 상황 속에서 손을 맞잡게 됩니다. 정부와 반정부의 대립으로 내전이 벌어진 소말리아 안에서 더 오래 전부터 분단되어 있는 한국과 북한이 함께 힘을 합치지만 이 것이 화합과 평화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탈출에 성공한 이들은 케냐의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 전 서로 작별 인사를 하면서 ‘이제 서로 모르는 척 해야 한다’ 고 말합니다. 힘을 합쳐 생환에 성공하지만 남들이 보는 앞에서는‘ 고맙다’ 라고 인사를 건넬 수도 서로를 껴안으며 기뻐할 수도 없습니다 . 헤어질 때는 당연하듯 서로를 모른 척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실제 남북간의 미묘한 관계를 나타내며 분단의 비극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줍니다.이 엔딩 장면에서 행동과 말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함께합니다. 남북한이 서로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알기에 이 장면은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의 볼거리는 영상미와 액션]
영화의 볼거리는 당시의 소말리아를 그대로 재현한듯한 영상미와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향하는 중에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전입니다.
현재 소말리아는 여행금지국으로 지정되어 실제 영화 촬영은 비슷한 건축물 양식을 가진 모로코에서 했다고 합니다. 세트장 촬영 없이 영화 속 모든 장면을 모로코 현지에서 촬영하게 되었고 촬영 시작 훨씬 전부터 장소 및 현지 스태프들을 섭외하며 준비했다고 합니다. 긴 시간 공들여 준비한 만큼 1990 년대 소말리아 거리 풍경과 광란의 내전 상태를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당시의 극적인 상황을 묘사한 생동감 넘치는 영상미가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영상미와 함께 영화의 후반부 몰입도를 확 끌어올리는 장면이 자동차 추격전입니다. 모가디슈 탈출을 위해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향하던 중 만난 격렬한 총알 세례를 피해 도주하는 추격전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듭니다. 아슬아슬하고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전은 이 영화의 가장 명장면이라 칭할 수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위험천만한 탈출 시도,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결말까지 긴박하게 흘러가는 전개 속에서 몰입하고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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