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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책리뷰

그린북, 인종차별을 넘어선 그들의 우정

by 음악시간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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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린북 포스터 / 출처:NAVER

 영화 그린북은 '셜리'박사와 '토니 립 발레롱가'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입니다. 흑인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백인, 백인으로부터의 인종 차별을 극복하고 싶고 같은 흑인들로부터도 별종의 눈초리를 받는 외로운 흑인. 이 두 사람이 인종차별이 만연한 과거 미국 사회에서 그 따가운 시선을 넘어 친구가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2018년 피터 패럴리 감독, 마허살라 알리, 비고 모텐슨, 린다 카델리니 주연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셜리 박사는 세계적으로 손꼽는 유명한 피아니스트였습니다. 스트라빈스키 작곡가는 그에게 환상적인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뛰어난 천재였습니다. 영화로 소개된 그린북의 스토리 이후 토니는 자신이 원래 일하던 클럽의 지배인까지 하게 되고, 두 사람 모두 2013년에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삶을 마감하는 그 직전까지도 친한 친구 사이로 지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둘의 사이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는 주장으로 논란도 있었습니다.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던 것일까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시대적 배경은 1962년입니다. 이탈리아 혈통의 토니는 와이프와 두 아들, 그리고 이탈리아계 친척들과 미국에서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심한 혐오까지는 아니지만 그도 인종 차별의 색안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클럽의 작고 큰 사고 발생시 문제해결사로 일을 하던 중 갑작스레 클럽이 2개월간 문을 닫으며 잠시 직장을 잃게 됩니다. 돈벌이가 필요했던 그는 마침 닥터 셜리의 운전기사 일을 추천받게 됩니다. 제안받은 일은 정확히 8주간 피아니스트인 셜리와 인종차별이 심각한 남부에서 순회공연을 동행하며, 운전 기사겸 보디가드의 역할이었습니다. 허풍도 많고 좋은 입담으로 문제 발생 시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난 그가 적임이었습니다. 그런 그의 능력을 셜리는 높이 사 고용하게 됩니다. 남부 순회공연을 시작하기 직전 토니는 그린북이라는 책을 준비물로 전달받습니다. 그린북이란 흑인 여행자가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숙박 업소의 정보를 정리한 가이드책입니다. 이를 통해 셜리가 공연을 다닐 남부 지역이 얼마나 인종차별이 심각하게 일어나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토니는 대담하고, 허풍이 심하며 욱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반면, 셜리는 신사적이고 감성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그 둘은 자주 충돌하였으나, 서로 다른 방향으로 극단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던 둘은 서로 닮아가며 친해지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편견을 넘어선 그들의 우정]

예상했던대로 셜리의 남부 지역 순회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토니도 각오는 했었지만 인종차별의 벽은 높았습니다. 공연의 주인공으로 초대를 받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예외 없이 유색인종은 내부의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하여 본인의 숙소까지 차로 30분 걸리는 거리를 왕복까지 했을 정도였습니다. 한 번은 경찰이 늦은 시각 흑인을 뒤에 태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로 한복판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그만 토니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경찰을 폭행해 현장에서 체포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유치장에서 셜리는 최소한의 권리로 전화 한 통을 요구하여 케네디 대통령에게 연락을 하여 유치장에서 겨우 나와 공연에 늦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상황을 겨우 모면하였지만 경솔함으로 모든 것을 망칠 뻔한 토니의 행동을 나무라는 셜리와 안일하게 생각하는 토니는 싸우게 되었고, 대화를 나누던 중 흑인에도 백인에도 모두 속할 수 없는 외로운 셜리의 아픈 속 마음을 토니는 듣게 됩니다. 그 후로 그 둘은 더욱 돈독해졌고 어느덧 마지막 공연이 찾아옵니다. 이 공연장 또한 흑인인 셜리에게 부당한 대우를 합니다. 창고를 대기실 공간으로 쓰게 하고, 식당에서 식사조차 못하게 하는 등의 대우에 화가 난 둘은 공연을 하지 않고 박차고 나가게 됩니다.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집에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토니의 약속을 셜리는 도와주기 위해, 서로 운전을 교대하면서 늦지 않게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토니의 가족과 셜리 모두 함께하는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이야기는 마무리 짓습니다.

 

[끝나지 않는 차별]

토니과 셜리가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또 한번 경찰에게 붙잡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악천후와 촉박한 시간, 피곤함으로 최악의 상황이었던 그 둘에게 또 한 번의 경찰의 부름은 너무나 가혹한 짓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목적은 그들에게 인종차별이 아닌 그들의 차바퀴에 문제가 생겨 도움을 주려던 것이었습니다. 마치 셜리의 인종차별 벽을 허물기 위한 작은 날갯짓이 빛을 발하는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까지 받으며 47개의 영화제에서 30개 부문을 석권하였습니다.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미국의 인종차별을 비판의 눈으로 바라본 작품이기도 합니다. 백인과 흑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 또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구성원으로서 차별의 눈으로 타인을 보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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